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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무박 2일, 부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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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_ 무박 2일, 부산 여행 기암괴석이 견뎠을 세월을 떠올려보았고 바닷가 난간에 펜탁스를 올려두고 셀피를 찍었고 개를 무서워했지만 개 사진을 찍었고 일정보다 당겨서 돌아가는 기차표를 다시 예매 한 후 역사 내에서 김밥을 사먹었고 집에 돌아와 필름의 마지막 컷을 쓰기 위해 쉬어버린 떡과 여행 친구들을 찍었던 스물셋의 나홀로 첫번째 여행 끝 Pentax MX / Kodak 100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바라던 바다, 부산 태종대 _ 무박 2일, 부산 여행 나홀로 첫번째 여행, 처음 가본 부산, 그리고 바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필름에 담으려고 부지런히 놀렸던 카메라 셔터. 이 필름 사진들이 없었으면 사라졌을 시간들 Pentax MX / Kodak 100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푸르고 푸른 _ 무박 2일, 부산 여행 지중해의 바다, 제주도의 바다, 동해의 바다, 보라보라 남태평양의 바다, 서해의 바다 이전에 부산의 바다가 있었다. 내 기억 속 맨 앞에 자리하고 있는 가장 강렬하고 시원하고 푸르렀던 부산 앞 바다. Pentax MX / Konica Centuria 100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여행의 맛 _ 무박 2일, 부산 여행 이때부터였나, 여행의 시작이든 중간이든 햄버거와 함께 여행을 하게 된 것이. 아침은 국밥, 점심은 햄버거. 완벽한 여행의 맛이다. 다누비를 타고 태종대로 향했다. 태종대에 가는 길에 있는 이름 모를 절에 들렀고 이름 모를 개를 만났다. (개를 무서워했지만 여행 중에 꼭 개 사진을 찍었다. 운명이었던 것인가.) Pentax MX / Konica Centuria 100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부산에 가면 _ 무박 2일, 부산 여행 나 홀로 처음 떠난 여행을 만끽하며 발걸음 닿는 곳마다 설레었다. 수평을 맞출 여유도 없이 그저 셔터 누르기에 바빴나 보다. 그때나 지금이나 내 렌즈 안에 담기는 것들은 크게 변함이 없다. 모래사장에 앉아서 몇시간이고 바다와 하늘, 갈매기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곳이 지상낙원 일지도 모르겠다. Pentax MX / Kodak Gold 200, Centuria 100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아직 동백섬 _ 무박 2일, 부산 여행 겨울에 꽃을 피우는 동백. 이름답게 동백섬에는 동백나무가 많았고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Pentax MX / -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동백섬 _ 무박 2일, 부산 여행 해운대 백사장을 거닐다 동백섬으로 향했다. 동백섬 초입에 떡을 팔고 있는 할머니가 있었다. 떡을 사라는 할머니의 호객행위에 홀린 듯 어느 새 내 두 손에 떡이 들려 있었다. 동백섬을 거의 다 돌았을 무렵 바가지를 쓰고 산 떡 생각이 났다. 그래 여기서 먹자 싶어 떡을 한입 베어물었더니 시큼한 맛이 났다. '설마 상한걸 판건가?' 일부러 상한걸 판건 아닐거야, 아니겠지. 꼭 사기를 당한것 같았다. 속상한 내 마음을 달래며 동백섬에서 나왔다. Pentax MX / -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fairy waltz, 모래사장에 글씨 쓰기 _ 무박 2일, 부산 여행 모두들 바닷가에 가면 한번씩 하는 '모래사장에 글씨 쓰기'를 해보고 싶었다. 해보긴 해보았으나 내 뜻대로 되지 않았다. 한 번 더 시도해 보려고 했지만 다시 써도 크게 다르지 않을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만 사진으로 남기고 발걸음을 돌렸다. + 저 아기를 빙자한 작품은 여러 의미로 놀라웠다. + 나의 수많은 발자국들. Pentax MX / -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
MX와 나는 바닷가에서 _ 무박 2일, 부산 여행 일출도 보지 못하고 추위에 벌벌 떨면서 달맞이 길을 택시를 타고 쏜살같이 내려왔다. (용기를 내어서) 택시 기사 아저씨에게 근처에 밥 먹을만한 데가 어디 없냐고 물어서 간 곳이 (들어가보니 유명한) 국밥집. 그냥 국밥과 따로국밥 두 가지. 추워서 아무 생각 없이 그냥 국밥을 시켰다. 한 숟갈 뜨고선, '아.. 따로 국밥 시킬걸..' 하고 후회를 했다. 그것도 잠시, 뜨끈한 소고기 국밥 국물에 깍두기를 먹고서 기운 차리고 나간 해운대 바닷가에는 내가 그토록 나오길 바랐던 해가 쓱 허니 나와 있었다. 바닷가에서 맞는 아침이라니.. 몇 년 만에 보는 바다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스러웠다. 고 해도 전혀 과장이 아니다. Pentax MX / -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
다시 한 번 _ 무박 2일, 부산 여행 새벽 운동 하러 나온 부산 할머니, 아주머니들의 힘찬 기합 소리를 들으며 뜨는 해를 보려고 기다렸지만, 작은 모습 잠깐 보여주더니 이내 숨어버린 해. 어찌나 춥고 몸이 벌벌 떨리던지, 어지럽고 졸리고 배도 고프고.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도 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너무했다. Pentax MX / - Busan, Republic of Korea November 20, 2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