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슨 위스키 양조장 방향으로 얼마 가지 않고 들어간 까페가 구세주가 되었고
그 까페에서 숙소로 가는 최단 거리는 걸어가는 것이었다.
버스를 타려고 정류장을 오가는 시간과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을 대충 계산해본 후 얼른 걷기 시작했다.
숙소 방에 들어선 후 그 종이가 어디있을까 둘러보기도 전에
테이블 위에 있는 온라인 예약 내역서를 발견했다.
휴우-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재빠르게 숙소에서 나왔다.
(숨이 찬다 숨이 차)
까페에서 숙소까지, 다시 숙소에서 제임슨 위스키 양조장까지, 도보로 40분 정도 걸었을까.
예약 시간을 10분여 남겨두고 드디어 올드 제임슨 디스틸러리, 제임슨 위스키 양조장에 도착했다.
문 앞에서 둘이 마주보며 웃음과 동시에 여기 서보라며 저기 서보라며
이 순간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 셔터를 수차례 눌렀다.
술 양조장에 와본 것은 처음이었다.
(아일랜드, 더블린 일정에 무얼 할까 고심하다가
아일랜드 하면 기네스지! 하여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를 일정에 넣었고, 더 찾아보니
아일랜드 하면 위스키 라는게 아닌가? 하여 위스키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머슨, 제임슨 위스키 양조장 투어를 일정에 넣었다.
다른 위스키 양조장도 더 가볼까 했지만 그렇게 하자니 일정이 빠듯해져서 제임슨 위스키 양조장 하나만 가기로 했다.)
입구에서 본 큰 증류기구도 인상 깊었지만 안에 들어가니 완전히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제머슨 병으로 만든 샹들리에 장식이며, 한 벽면을 가득 채우고 있는 수많은 위스키, 위스키 배럴통이며 모두 주위를 끌기에 충분했다.
(카페에서 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를 한번 더 떠올리며)
입구에서부터 눈이 쉴새 없이 구경하다가 예약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걸 떠올리고
티켓 부스에 가서 온라인 예약 내역서를 보여주고 입장권으로 교환했다.
(예약 시간은 17시인데 15분동안 기다린 후에 route A 팀으로 들어간다.)
15분동안 1층 이곳저곳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제머슨 위스키의 역사가 담긴 위스키로 한 쪽 벽면이 가득차 있었고
실제로 위스키를 보관했던 배럴들이 열을 맞춰 놓여 있었다.
'선물 가게를 지나야 출구' 인데 이와는 반대로 기념품 가게가 1층에 있었다.
아직 투어를 시작도 하지 않았기에 투어가 끝나면 제대로 구경해보자 싶어 훑어보기만 했다.
기다리던 입장 시간이 되었고 사람들이 줄지어 서있다.
우리도 그 줄에 합류했다.
투어 시작 티켓팅 구간 벽면에 걸린 제머슨 부부의 모습,
그리고 존 제머슨과 아들, 아이리쉬 위스키를 바라보며
제머슨 본인과 그의 아들, 그리고 대대손손의 경제적 여유를 잠시 부러워했다.
그리고 우리의 투어를 맡은 가이드가 나타났다. (이름은 생각이 안난다.)
영어 가이드 투어라서 최대한 집중해서 들어본다.
(투어는 10-15명을 한 팀으로 하여 진행된다.)
위스키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설명해주었다.
위스키는 증류주이며, 보리, 맥아가 그 재료이다.
(https://ko.wikipedia.org/wiki/%EC%9C%84%EC%8A%A4%ED%82%A4)
투어 공간에 진열된 2-3종류의 맥아를 만져보고 냄새를 맡아본다.
종류 별로 향이 확연히 다른것이 느껴졌다.
그리고 고대하던 위스키 시음 시간이 되었다.
하필 남은 자리가 떨어져 있는 자리 뿐이라 나와 라님은 멀찍이 떨어져 앉았다.
1인당 세 종류의 시음용 위스키가 준비되어 나온다.
제머슨 위스키 두 종류와 미국 스카치 위스키 한 종류이다.
위스키를 잘 모르지만 최대한 그 향과 맛을 음미해 보려고 노력했다.
두번째 까지는 다 마셨는데 마지막 세번째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려니 부담스워서 남길까 했지만
그래도 시음이고 체험이니 다 맛보자, 싶어서 남기지 않고 다 맛보았다.
이 시음에 쓰인 위스키가 더 맛있고 좋아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제머슨 위스키가 미국 스카치위스키보다 맛이나 향이 더 좋았다.
(덜 쓰다거나 목넘김이 부드럽다거나 뭐 그런 뉘앙스의 차이가 있었다.)
전문가들은 위스키잔을 살짝 흔들었을 때
위스키가 유리잔에 묻어 흘러내리는 양상만 보고도
몇 년 숙성된 위스키인지 상태가 어떤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고 한다.
크게 기대 하지 않은 제임슨 위스키 양조장 투어였는데
투어 내용도 알찼고 진행도 매끄러웠다.
(가이드분이 이 분야에 전문가 같았다.)
위스키에 대해 지식이 전혀 없었지만 이 투어를 마치고 나니
위스키에 대해 조금 알게 되었고 (보리나 맥아에서 시작되어 위스키가 되기까지의 과정)
그러다보니 위스키를 더 공부해서 많이 마셔보아야겠다, 라는 생각에 이르렀다.
(술을 더 다양하게 많이 맛보자 라는 결론)
이제 남은 투어를 즐겨보자.